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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곱씹기...2 _ 프란시스 하(2012)

호랑구야 2020. 7. 4. 09:00

* 다음의 글은 2017년 7월에 겪은 일로 타 블로그에 올린바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2달만에 쓰는 2번째 영화리뷰.

공교롭게도 또 2012년 작품이다.

 

 

 

 

주인공인 프란시스는 깔끔하지 않다. 이것저것 핑계도 많고 주변인을 조금씩 불편하게 만든다.

자신의 꿈인 무용을 포기 할 수 없지만, 값비싼 뉴욕의 집세를 감당하기엔 무용단의 견습생 신분은 충분치 않다.

 

감독은 노아 바움백, 이 감독의 작품이 괜찮아서 보던 친구가 주인공의 상황을 보면서 내가 떠올랐다고 추천해줘서 바로 결제했다.

보는 내내 '대체 나랑 뭐가 닮았다는 거야, 나는 침대에 양말 따위 신고 올라가지 않아.' 등의 말을 하면서

감상이 아닌 검시를 했다.

 

주변인을 괴롭히는건지 눈치가 없는건지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불편해서 돌려 말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일이 끊기고, 제일 친한 친구와 싸우고, 급작스레 프랑스로 가서 결국엔 친구와 엇갈리고.

영화 속 주인공은 끊임없이 불안정하다.

결국은 무용수가 아닌 무용단의 안무가, 사무직으로 꿈과 현실을 조정하고, 집 우편함에 자신의 이름을 꽂아두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 모순적이게도 그제야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흑백영화인데, 색의 부재를 느낄 틈이 없었다.

평소에 영화를 볼 때 다양한 색감을 또 하나의 재미로 여기는데 영화가 끝날 때 까지 흑백영화라는 것을 의식치 않았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단지 친구의 추천으로 무작정 틀었는데, 친구의 추천을 믿길 잘했다.

 

주인공은 불안정하고, 그럼에도 살아간다.

문제가 끊임없이 생기고 더 나아질 때도 있지만 아닌 순간도 있다.

그렇지만 여타 다른 영화와 다르게,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위로받는 영화였다.

불안정하고 실수하고 별로 나아지지 않는 순간들이 모여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온전히 나만의 것인 나의 삶을 만들어가는 지금.

 

창문의 블라인드 틈의 달빛 같은.

 

 

+별은 4개 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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